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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DJ.DOC와 김추자의 공통점 (강헌:주간동아 2000.06.08)

■ DJ.DOC와 김추자의 공통점  / 주간동아 2000.6.8

파격적 노래와 춤 ‘현실 뛰어넘기’

 3인조 랩그룹 DJ.DOC가 근 3년 간의 침묵 끝에 발표한 다섯번째 앨범이 비속한 표현 때문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999년 음악계의 대표적인 사건이었던 조PD의 욕설 파문에 뒤이은 이 ‘중견’ 랩그룹의 신작은 표현의 자유에 대해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발단은 언론의 ‘폭력’과 여전히 암암리에 존재하는(혹은 존재한다고 보는) 검열의 작태에 공격을 퍼부은 ‘L.I.E’와 구시대의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한(혹은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는) 폭력경찰에 대한 조소를 ‘새타령’의 패러디로 담은 ‘포졸이’라는 노래 두 곡이다.

이 곡에서 이들은 거리낌없이 뒷골목의 거친 언어들, 가령 ‘씨×’ ‘×나게’ ‘×방새’ ‘×까라’ 같은 어휘들을 내뱉으며 그들의 분노를 가감없이 토로한다. 그리고 앨범의 겉면에는 ‘18세 미만 청취불가’라는 붉은 딱지를 스스로 붙였다. 이들의 표현에 대해 당사자인 경찰과 일부 언론, 그리고 보수적인 기성 세대는 눈살을 찌푸리며 뭇매를 놓고 있는 중이다.
이런 이전투구 양상을 보고 있노라니 이들의 검은 앨범 재킷 위로 60년대 말과 70년대 초반을 뒤흔들었던 ‘무대 위의 다이너마이트’ 김추자의 실루엣이 오버랩된다.

신중현의 프로듀스로 김추자가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로 데뷔한 것은 1969년. 그는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파격적인 무대 액션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그것이 비등점에 오른 것은 1971년 발표한 ‘거짓말이야’에서다. 직설적이고 도전적인 노래말은 관능이 샘솟는 듯한 안무와 결합하여 전국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라는 말이 유행했는가 하면 그의 묘한 손놀림이 남파간첩에게 보내는 신호라는 등 온갖 해괴망측한 소문이 떠돌았다. 그는 몸을 욕망의 표현 수단으로 간주하는 것을 금기시했던 이 땅의 유교적 도덕률을 일거에 붕괴시켰고 그것은 ‘당연히’ 유신정권의 표적이 됐다.


1975년 4월 긴급조치 9호의 음악버전인 가요 규제조치가 발표되면서 그의 노래는 금지곡의 굴레에 묶이고 그의 음악활동 자체가 역사의 뒤안으로 묻히게 된다.
그것은 청년문화에 대한 기성세대의 폭력적 진압이었다.

당시 김추자에 열광했던 청년들이 지금은 사회의 중견 세력이 됐다. 어쩌면 이들은 “그래도 김추자의 노래는 이들처럼 심하지는 않았어!”라고 변호할지 모른다.
김추자와 DJ.DOC. 과연 이들은 사회를 타락으로 이끌고 황폐하게 만드는 주범인가? 아니다. 이들은 우리를 타락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솔직한 몸과 정신의 언어로 타락한 사회를 반영하고 나아가 그것을 넘어서고자 했다.

이들은 선정주의를 무기로 육체를, 혹은 저항을 상품화하는 불공정 거래 행위자인가? 적어도 나에게는 앵무새 같은 사탕발림의 표현으로 방긋거리다가 뒤돌아 서서 돈을 헤아리고 있는 ‘예술가’들과 ‘제작자’들이 더욱 추악해 보인다.

<강 헌/ 대중음악 평론가authodox@gnetwor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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