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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김추자, 20년만에 컴백 (권혁종:조선일보)

「님은 먼 곳에」의 가수 김추자가 돌아온다. 1981년 결혼과 함께 가요계를 떠난 지 20년 만의 전면적인 복귀다. 터질듯 뇌쇄적인 볼륨과 춤, 끈적하게 가슴을 휘감는 허스키 솔(Soul) 보컬. 1969년 열여덟 여대생 가수 김추자의 등장은 당시 대중음악 차원을 넘어선 사회ㆍ문화적 ‘사건’이었다. 오랜 칩거를 마감하고 내년 1월 앨범 발표와 공연을 위해 목표로 비밀리에 노래와 춤을 가다듬고 있는 그를 김태익 문화부장이 대학로의 연습장에서 만났다. 젊은 시절의 넘치는 에너지는 여전했지만 어느덧 중년의 원숙함이 깃들기 시작했다.

―어떻게 그렇게 철저히 은둔할 수 있었습니까. 대중이 당신을 잊지 않고 있는데.

“노래와 결혼생활을 병행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기왕 노래를 다시 시작할 바엔 「김추자가 음악적 정조를 안팔았다」는 얘기를 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86년 TV 단독 쇼를 하고 다시 침묵했었는데, 이번 앨범 발표와 공연은 완전한 컴백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가수에게 은퇴와 컴백이란 말은 없습니다. 가수로서 활동할 수 있는 조건과 에너지, 열정, 건강관리가 필요할 뿐입니다. 나는 은퇴를 한 적이 없으니 이번 공연도 컴백도 아닙니다.”

―이제 활동할 조건이 갖춰진 겁니까?

“그렇습니다. 남편이 적극적으로 권했고, 딸도 클만큼 커서 「엄마 해보고 싶은 걸 해보라」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70년대의 김추자를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닌, 2000년대의 김추자가 노래할 수 있는 여건이 가요계에 갖춰졌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남편이 대학 교수인 덕에(그의 남편이 동아대 정외과 박경수 교수다), 교환교수로 가는 남편을 따라 외국 생활도 오래 했습니다. 지금은 주말부부입니다. 대중의 각광을 받으며 바쁘게 살다가 결혼을 하니까 안정하고 편해지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집 안 인테리어 하고 김치며 장 담그고, 제사 모시고, 새우젓 사러 인천 가고 하는 게 그렇게 재미있었습니다. 사춘기를 보내느라 함께 고민했던 외동딸이 올해 수능 시험을 봅니다. 엄마이기는 쉬워도 엄마답기는 어렵더군요.”

―그래도 자기 안에 있는 노래에 대한 열정을 누르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우선 연예계 친구들을 안만났어요. 또 남들이 TV에서 노래하는 걸 안봤어요. 속에서 불똥이 튀고 저도 노래를 하고픈 충동이 일거든요.”

―화려했던 스타 시절에 대한 미련이나 향수 같은 게 안 일던가요?

“왜 없었겠어요. 외롭기도 했죠. 그러나 그때는 가정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분명했으니까요. ”

―요즘의 가요계를 어떻게 보십니까. 70년대는 가요의 판도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요로왔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그때는 주먹구구식이었고…. 지금은 모든계 세계적 흐름에 맞춰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복귀 스케줄은 어떻게 됩니까. 어떤 음악과 무대를 보여줄 지도 궁금합니다.

“내년 1월 새 음반을 내고 대형 공연도 할 계획입니다. 신중현 김희갑 이호준 김명곤 하광훈씨에게 곡을 부탁했죠. 지금은 서울재즈아카데미에서 1주일 이틀 노래 훈련을 하고, 나흘은 하루 2시간씩 뮤지컬배우들과 어울려 재즈발레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결코 ‘70년대 김추자’를 울궈먹지는 않을 겁니다. ”

김추자씨는 1951년 생이다. 그는 「이번에 부를 노래들이 어떤 것들인지 귀띔할 수 있느냐」 묻자, 『고독을 알아야 강렬한 비트가 나오는 법』이라며 『고추장 된장 담그고 생활하며 고민한 모든 것들이 응축된 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권혁종기자 hjkwon@chosun.com) (사진=한영희기자 yhhan@chosun.com) 
 

권혁종 기자

2000.10.29.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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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2-18 내 청춘의 뼈와 살을 녹였던… (이성욱:한겨레21)
  내 청춘의 뼈와 살을 녹였던… 이성욱/ 문화평론가 60년대 말 우리나라도 대중문화의 하층토를 서서히 다지기 시작했다. 쓰 레기는 여전히 나무사과궤짝에 담아 새벽에 골목을 누비며 오는 쓰레기차 에 던져 넣어야 하고, 시간제 급수로 인해 물 받아먹기가 미제 단추 초콜 릿 얻어 먹는 것만큼 힘들 때였으니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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